스마트팜

스마트팜 창업 후 마주치는 뜻밖의 문제 5가지

jinhahappy 2025. 7. 16. 18:00

스마트팜은 자동화된 시스템과 환경 제어 기술을 통해 농업의 생산성과 효율을 높이는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 사이에선 "기술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게 형성되어 있다. 실제로 많은 예비 창업자가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면서 기기 성능, 투자비 회수 시점, 작물 수익률을 근거로 창업 가능성을 타진한다.

 

하지만 창업 이후의 현장은 숫자나 계획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 설계도상에선 문제가 없어 보였던 부분이, 실전에선 예기치 못한 변수로 작용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와 같은 문제들은 대부분 창업 이전에는 인식되지 않거나, 단순히 ‘운영 중 조정하면 될 문제’로 간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스마트팜은 기본적으로 자동화와 데이터 기반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사람이 개입하지 않으면 오작동하거나 대응이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장비가 많다고 문제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그 장비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예상 외의 변수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이 글에서는 스마트팜 창업 이후 실제 운영 과정에서 많은 초보 운영자가 공통으로 겪는 예상 밖의 문제 5가지를 정리했다. 각각의 항목은 기술적인 문제라기보다 운영 구조, 인력, 시간, 기후, 유통과 같은 비기술적 변수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이를 미리 인지하는 것이 창업 리스크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스마트팜에서 재배한 농작물

스마트팜 자동화 시스템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거라는 착각

스마트팜 창업 초기, 가장 많이 기대하는 부분은 자동화 시스템이다. 영양액기, 환경 제어기, 환기창, 보온커튼 등 다양한 장비들이 자동으로 작동하면서 운영자의 수고를 줄여준다는 기대가 있다. 실제로 이러한 자동화 기술은 일상적인 관리 효율을 높여주지만, 모든 상황을 자동으로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여름철 장마가 길어질 경우 광량이 급격히 감소하는데, 보광 시스템이 없는 구조에서는 자동화 장비가 아무리 정밀해도 작물 생육 불균형이 발생한다. 이 상황에서 운영자가 직접 개입하지 않으면 수확량이 줄어들고 상품성도 떨어지게 된다. 자동화는 '설정값 내'에서만 작동하며, 예외 상황이나 극단적인 환경 변화에 대해선 자율적인 판단 기능이 없다.

 

또한 기계 고장은 생각보다 빈번하게 발생한다. 특히 영양액기의 센서 오류, 환기창 모터의 과부하, 온실 내 네트워크 불안정 등의 문제는 자동화 시스템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이때 운영자가 기본적인 수동 조작법을 모르거나, 기기 상태를 진단할 수 없다면 대응이 늦어지고 피해가 커진다.

 

즉, 스마트팜 장비는 효율을 높이는 도구이지, 문제 해결을 대신해 주는 존재는 아니다. 창업자는 시스템이 제공하는 자동 기능을 맹신하는 것이 아니라, 운영 상황을 통제하고 유사시에 수동으로 개입할 수 있는 체계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

스마트팜으로 시간 여유가 생길 줄 알았지만, 실제론 늘 바쁘다

스마트팜을 시작하면 자동화 시스템 덕분에 작업 시간이 줄어들고, 여유 있는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선 오히려 “시간이 부족하다”는 운영자들의 목소리가 많다. 그 이유는 자동화 시스템이 줄여주는 것은 ‘단순 반복 작업’일 뿐, 운영자가 해야 할 관리, 점검, 기록, 의사결정은 오히려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매일 기온과 습도에 따라 설정값을 조정해야 하며, 작물의 생육 상태에 따라 영양액 주기를 바꾸거나 조도 시간을 조절해야 할 경우도 생긴다. 또한 장비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정기 점검, 유통처와의 물량 조율, 포장 및 출하 일정 조정 등은 모두 운영자의 몫이다.

 

기계는 설정에 따라 움직이지만, 그 설정을 결정하고 평가하는 일은 기계가 해주지 않는다. 스마트팜 운영자는 오히려 더 많은 의사결정 상황에 직면하게 되며, 이로 인해 물리적인 노동 시간은 줄어들 수 있어도 ‘운영에 사용하는 에너지’는 훨씬 커진다.

 

이런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 채 창업하면, “기계가 다 해주는 줄 알았다”는 실망감과 함께 과로에 시달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스마트팜은 ‘편한 농업’이 아니라, ‘정밀한 운영을 요구하는 기술 농업’이라는 인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스마트팜 작물 유통처 확보 없이 시작해 발생하는 판매 불확실성

스마트팜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창업자들이 시설, 장비, 작물 선정까지는 철저하게 계획하지만, 생산된 작물을 어디에, 어떻게 판매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은 뒤로 미루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스마트팜은 정기적 수확이 가능한 구조이기 때문에, 유통 루트가 확보되지 않으면 즉시 재고가 누적되고 수익 구조가 무너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상추나 청경채 같은 엽채류는 생육 주기가 짧아 30~40일마다 반복 수확이 가능하다. 초기에 소량 판매로 시작하더라도, 면적을 늘리거나 수확이 본격화되면 기존 소매 루트만으로는 물량을 소화할 수 없게 되는 순간이 반드시 온다. 이 시점을 대비하지 않으면, 수확하고도 판매하지 못해 폐기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실제로 유통망을 후순위로 둔 창업자들은 중도에 출하처를 잃거나, 가격을 낮추는 방식으로 일시적 해소를 시도하면서 전체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문제에 직면한다. 스마트팜은 기술만큼이나 유통 전략이 사전 설계되어야 안정적인 수익을 만들 수 있는 구조다.

 

유통은 시설 구축 이후 생각할 문제가 아니라, 창업 초기 단계에서 예상 생산량을 기준으로 계약 기반 유통, 직납 루트, 온라인 판매 계획 등을 사전에 확보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사업 요소다.

 

스마트팜 창업자들이 초기에 마주하는 예상 밖의 문제들은 대부분 ‘기술 부족’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시스템은 잘 작동하는데, 운영 체계나 준비 부족으로 인해 기술이 제대로 활용되지 않거나, 관리 역량을 초과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문제로 이어진다.

자동화 시스템은 완성도가 높아졌고, 센서와 제어기도 점점 더 정밀해지고 있다. 그러나 그 기술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운영자의 판단력, 대응력, 구조 설계 능력이 함께 맞물려야 한다. 스마트팜은 단지 기계로 농사짓는 방식이 아니라, 운영 전략이 주도하는 농업 시스템이다.

 

기술은 선택할 수 있지만, 운영 구조는 설계해야 한다. 창업 전 단계에서 유통 전략, 운영 루틴, 긴급 대응 매뉴얼, 작물별 위험 관리 체계를 함께 구축해야만 기술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만들어내는 구조가 완성된다.

 

스마트팜 창업의 성공은 장비의 품질이 아니라, 운영 구조에 대한 깊이 있는 설계와 준비에서 시작된다. 예상치 못했던 문제들을 미리 인지하고 대비할 수 있는 사람만이, 이 기술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