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팜

스마트팜 창업 준비 중 만난 현실적인 장애물들

jinhahappy 2025. 7. 3. 13:00

스마트팜은 ‘미래형 농업’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정부 정책의 우선순위로 부상했다. 도시 청년, 은퇴자, 귀농·귀촌 희망자들이 앞다투어 스마트팜 창업에 도전하고 있으며, 언뜻 보기에는 자동화 시스템과 정부 지원 덕분에 누구나 쉽게 진입할 수 있는 분야처럼 보인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기술이 해결해 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장애물이 눈앞에 나타난다.

 

이러한 장애물은 단순한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제도적 불완전함, 정보의 단절, 인프라 부족, 사람 간의 협력 부재 등 복합적 요인으로 구성된다. 특히 창업 초기 단계에서 이 문제들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하면, 막대한 자금과 시간을 투입한 후에야 후회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즉, 스마트팜 창업은 ‘기술 창업’이기 이전에 ‘현실 조율 창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글에서는 실제 스마트팜 창업 준비 과정 중 마주치는 현실적 장애물들을 카테고리별로 구분해 소개하며, 그에 따른 대응 전략과 사전 점검 포인트까지 함께 제시한다. 이 글을 읽는 예비 창업자가 현실을 직시하고, 충분한 대비를 통해 한 걸음 더 안정적으로 창업의 길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토마토가 주렁주렁 탐스럽게 열린 스마트팜

스마트팜에 관한 정보의 단절과 과잉,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를 때

스마트팜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이 처음으로 부딪히는 문제는 ‘정보의 양과 질’이다. 관련 자료는 인터넷에 넘쳐나지만, 막상 현장에서 필요한 실무 정보는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정부의 창업 지원 정책은 해마다 갱신되며, 각 부처와 지자체마다 조건과 제출 서류, 심사 기준이 달라 혼란을 초래한다. 예비 창업자는 정책 정보와 실전 사례 사이의 간극에서 길을 잃기 쉽다.

 

또한, 같은 작물이라도 지역, 시설 규모, 재배 방식에 따라 수익구조와 경영전략이 달라지기 때문에 일반화된 정보를 그대로 적용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 A 창업자는 유튜브에서 본 성공 사례를 참고해 파프리카 재배를 시작했지만, 해당 사례와는 지역 기후와 유통 조건이 달라 1년 만에 철수해야 했다. 정보는 넘쳐났지만, 그 정보가 ‘나에게 맞는가?’를 검증할 수단이 없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보의 출처를 정부나 대학 등 신뢰도 높은 기관으로 제한하고, 지역 농업기술센터나 스마트팜 선배 농가를 통해 직접 실무 조언을 구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다. 단순한 인터넷 검색보다, 현장 중심의 커뮤니티 연결이 정보 혼란을 줄이는 핵심 해법이다.

 

스마트팜 인프라 부족과 예상치 못한 추가 비용의 함정

스마트팜을 구축하기 위한 땅을 구했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창업자는 그 땅에 전기, 수도, 통신, 배수가 모두 갖춰져 있어야 시설을 설치할 수 있다는 현실적인 조건을 마주하게 된다. 특히 농촌 외곽 지역은 기반 인프라가 미비한 경우가 많아, 전기 인입을 위한 전주 설치만으로 수백만 원이 들 수 있다. 수도가 없는 지역은 지하수 관정을 파야 하고, 배수가 원활하지 않으면 추가 공사가 불가피하다.

또한 통신 인프라가 약한 지역은 스마트팜 자동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창업자는 LTE 통신 기반 제어 장비를 설치하려 했으나, 통신사 신호가 약해 추가 기지국 증설까지 논의해야 했던 사례도 있다. 이 모든 과정에서 발생하는 추가 비용은 창업 계획서에 포함되지 않은 예외 항목으로, 자금 흐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스마트팜 창업자는 토지를 확보하기 전에 해당 부지의 인프라 상황을 반드시 현장에서 체크해야 한다. 전기/수도/통신/배수 여부를 도식화해서 사전 진단표를 작성하고, 필요시 시공 업체에 미리 견적을 받아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예비비 없이 시설을 진행하면, 창업 초기부터 자금난에 빠지게 된다.

 

사람과의 갈등, 협력 부족에서 오는 또 다른 장애

기술과 비용 문제 외에도, 스마트팜 창업 과정에서 가장 간과되기 쉬운 장애물은 ‘사람’과 관련된 문제다. 예를 들어 토지 임대 계약 과정에서 토지주와의 마찰, 시설 시공업체와의 계약 불이행, 교육기관과의 소통 오류 등은 실제 창업자가 겪는 빈번한 현실이다. 한 창업자는 시공 업체가 약속한 일정에 맞추지 못하면서, 작물 재배 시작 시점을 놓쳤고, 그로 인해 6개월간 수익을 발생시키지 못했다.

 

또한 지역 사회와의 관계 설정도 중요하다. 스마트팜 시설은 외형적으로 눈에 띄고, 기존 농업인들과의 경쟁 구도가 형성되기 때문에 마찰이 생길 수 있다. 특히 농촌 마을 공동체와 원활한 관계를 맺지 못하면, 급수 문제, 출입로 문제, 쓰레기 처리 등에서 협조를 얻기가 어려워진다.

 

스마트팜 창업은 비즈니스이자 지역 기반 사업이기 때문에, 사람과의 협력 체계를 미리 준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계약 전 서면 문서화, 지역 커뮤니티에 미리 인사하고 소통하는 과정, 시공업체의 이전 작업 검토 등이 모두 ‘창업의 외부 리스크’를 줄여주는 장치다.

 

스마트팜 창업을 꿈꾸는 이들이 놓치기 쉬운 사실은, ‘기술 기반 창업’이 곧 ‘기술만으로 해결되는 창업’이 아니라는 점이다. 실제 창업을 진행하는 과정은 정보의 혼란, 인프라의 부족, 예산의 초과, 사람 간의 갈등 등으로 구성된, 현실의 복잡함을 헤쳐 나가는 과정이다. 이 장애물들은 계획서에는 나타나지 않지만, 운영의 모든 순간에 영향을 미친다.

 

성공적인 스마트팜 창업자는 기술 전문가이기 전에 리스크 관리자이자 커뮤니케이터다. 문제를 미리 인식하고 구조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창업 준비가 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기술만 준비하면 된다'는 생각은 위험하며, 현실의 변수들을 설계도 안에 녹여내는 능력이 필수다.

 

이제 스마트팜 창업을 계획하고 있다면, “기술은 준비됐는가?”보다 먼저 “현실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가?”를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자. 창업은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조율하는 과정임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