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팜

스마트팜 수경재배 vs 토경재배, 어떤 방식이 더 안정적인가?

jinhahappy 2025. 7. 5. 13:00

스마트팜 창업을 준비할 때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결정 중 하나는 ‘어떤 작물을 기를 것인가’보다 ‘어떤 재배 방식을 택할 것인가’다. 스마트팜은 자동화 기술을 접목한 농업이지만, 기본적인 재배 방식에 따라 운영구조와 수익모델이 크게 달라진다. 그중에서도 수경재배와 토경재배는 대표적인 두 방식으로, 각각 장점과 리스크가 뚜렷하다.

 

수경재배는 물과 영양액을 이용해 흙 없이 작물을 키우는 방식으로, 깨끗하고 생육 속도가 빠르며 자동화 제어와 궁합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토경재배는 전통적인 흙 재배 방식에 스마트팜 기술을 접목한 형태로, 설비 부담은 덜 하지만 변수 대응이 어렵고 인력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두 방식은 단순한 기술적 차이 그 이상으로, 운영자의 성향, 기술 역량, 자금 상황, 작물 종류, 장기 전략에 따라 선택이 갈리게 된다.

 

이번 글에서는 수경재배와 토경재배의 구조적 차이부터 비용, 수익성, 리스크 요소, 장단점까지 실제 운영자 입장에서 비교 분석하고, 스마트팜 창업자 입장에서 어떤 방식이 더 안정적인 선택이 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단순히 ‘더 좋은 방식’이 아니라, ‘내게 맞는 구조’를 찾는 것이 창업 성공의 핵심이다.

스마트팜을 할 수 있는 비닐 온실

스마트팜 시스템 구조와 설치 비용 차이 분석

수경재배와 토경재배는 겉보기에는 온실 안에 작물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 구조와 운영 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수경재배는 물속에서 작물이 자라도록 설계된 인공 시스템이며, 토경재배는 기존 토양에 작물을 심되 환경 제어만 자동화하는 방식이다.

 

수경재배의 경우, 영양액 공급 장치, 물탱크, 순환펌프, 배관, 센서, 배수 시스템까지 포함된 일체형 구조로 구성되며, 설치 시 초기에 들어가는 설비 비용이 많이 든다. 300평 기준으로 수경재배 설비를 완비하려면 평균 7천만 원에서 1억 원 이상이 소요된다. 이에 반해 토경재배는 비교적 간단한 자동 관수 시스템과 온도·습도 센서만으로도 운영이 가능하며, 같은 면적 기준으로 약 3천만원 내외로 구축할 수 있다.

 

그러나 유지비 측면에서는 수경재배가 오히려 유리한 면이 있다. 수경 시스템은 작물 간격, 물 사용량, 영양액 농도 조절이 정밀하게 가능하므로, 에너지와 자재의 낭비가 적다. 반면, 토경재배는 땅을 갈고 잡초를 제거하며 병충해 방제까지 신경 써야 하므로 노동력과 소모품 비용이 꾸준히 발생한다.

 

기술적인 오류 발생 시 수경재배는 전체 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정전이나 센서 오작동 등에 대비한 백업 시스템이 필수다. 반면 토경재배는 시스템 의존도가 낮은 만큼 일부 장비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전체 작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결국 초기 자금 상황과 장비 유지 능력에 따라 ‘고비용-고정밀’ 수경재배와 ‘저비용-저통제’ 토경재배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스마트팜 재배 방식에 따른 수익성과 생산성의 실전 비교

수익성과 생산성을 비교할 때 가장 큰 차이를 만드는 요소는 생육 주기와 상품화 비율이다. 수경재배는 흙이 없어 작물이 스트레스를 덜 받으며, 영양액 조절을 통해 성장 속도를 빠르게 만들 수 있다. 상추, 청경채, 케일 같은 엽채류는 수경 방식에서 30~35일이면 수확할 수 있고, 연간 7~9회 회전이 가능하다. 반면 토경재배는 같은 작물이라도 생육 속도가 10~15% 느려지는 경우가 많으며 회전도 12회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또한 수경재배는 병해 발생률이 낮고 균일한 품질의 작물을 생산할 수 있어 상품화 비율이 높다. 물과 영양액이 직접적으로 조절되므로 영양분 흡수가 효율적이며, 외형 불량률이 낮다. 반면, 토경재배는 토양 내 잔류 병해, 해충, 영양 불균형 등이 발생하기 쉬워 폐기율이 높고 작물 간 품질 편차도 크다.

 

수익 측면에서도 차이가 있다. 수경재배는 고정된 면적에서 최대한 많은 회전과 생산이 가능하므로 총생산량 자체가 많아진다. 반면, 토경은 생산량이 적고 작업 효율이 떨어지므로 인건비 부담이 커진다. 한 예로, 300평 기준 수경재배 상추는 연 매출 9,000만 원 이상이 가능하지만, 토경재배는 같은 면적에서 6,000만 원 이하인 경우도 있다. 물론 이는 작물 종류, 유통 방식, 지역별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다만 토경재배는 작물 선택의 자유도가 높다. 수경재배는 엽채류에 적합하지만, 파프리카, 토마토, 딸기 같은 과채류는 토양 기반에서 더 안정적인 생육을 보인다. 수경재배로 과채류를 재배하려면 고도의 기술과 고가의 시스템이 필요하다. 따라서 고부가가치 작물을 고려한다면 토경도 무시할 수 없는 선택지가 된다

스마트팜의 안정적 운영과 리스크 대응력 비교

창업자는 단순히 생산성만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정성, 위기 대응 능력, 유지 관리 편의성까지 고려해야 한다. 이 측면에서 보면 두 방식은 또 다른 차이를 보인다.

 

수경재배는 자동화 시스템에 강하게 의존하기 때문에 기계 고장, 전기 차단, 센서 오류 등의 리스크가 크다. 한 번의 센서 오류로 영양액이 과다 공급되면 전체 작물이 손상될 수 있으며, 정전 발생 시 펌프가 멈추면서 물이 순환되지 않아 수 시간 내에 생육 환경이 치명적으로 바뀔 수 있다. 따라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 긴급 대응 장비, 기술 숙련도가 필수다.

 

반면 토경재배는 환경 제어는 일부 자동화되어 있지만, 기본적으로 흙이라는 자연 시스템에 의존하므로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분산된다. 병해 발생 시 토양 전체가 오염될 수 있는 단점은 있지만, 기계가 멈췄다고 해서 작물이 바로 고사하지는 않는다. 또한 일부 작업을 수작업으로 대체할 수 있어 위기 대응 유연성이 크다.

 

또 하나의 차이는 ‘데이터 해석력’이다. 수경재배는 센서 데이터가 풍부하게 쌓이기 때문에 운영자가 이를 해석하고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경험이 부족한 창업자는 수치를 읽고도 판단을 못 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토경재배는 경험과 감각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아 기술 기반이 약한 경우에는 오히려 부담이 덜할 수도 있다.

 

결국 안정성 측면에서는 시스템 신뢰도와 운영자의 기술력이 결정적 역할을 한다. 숙련된 인력과 자본이 확보되어 있다면 수경재배가 고수익 고효율 방식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토경재배의 유연성과 리스크 분산이 더 유리할 수 있다. 창업자는 자신의 상황에 맞춰 안정성과 회복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스마트팜 창업에서 수경재배와 토경재배 중 어떤 방식이 더 낫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각각의 방식은 장단점을 동시에 가지며, 창업자의 기술 이해도, 자금 여력, 작물 전략, 인력 구성, 위기 대응 능력 등에 따라 최적의 선택이 달라진다.

 

수경재배는 자동화와 시스템 효율성이 뛰어나고, 회전율과 품질이 우수하지만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고, 기술 의존도가 높아 위험 관리가 까다롭다. 반면 토경재배는 설비 비용이 적고, 작물 선택의 폭이 넓지만 병해 관리가 어렵고, 노동력이 많이 필요하며 품질 편차가 발생할 수 있다.

 

만약 자금 여력이 충분하고 운영자 본인이 기술 학습에 적극적이라면, 수경재배는 고수익 구조를 만들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반대로 초보 창업자거나 현장 운영 경험이 부족하고, 인력 기반이 확보되지 않은 경우라면 비용과 위험을 분산할 수 있는 토경재배로 시작하는 것이 더 안전한 선택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 두 방식의 장단점을 정확히 이해하고, 나의 조건에 어떤 구조가 맞는지를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스마트한 농업은 장비가 아닌 선택의 결과로 만들어진다.